2015 To Resist Forgetting
망각에 저항하기: 304인의 작가가 다가서다 ㅡ 4·16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전
Steps Forward of 304 Artists ㅡ First Year Anniversary Memorial Exhibition on the Sinking of Sewol Ferry
기억의 결 Layers of memory
60.7×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15
몸체의 반이 뒤집힌 채 수면 위에 떠올라 있던 세월호의 모습은 이 사고를 기억하는 우리들에게 각인된 상징적 이미지로서, 지금 실제로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여겨지며 사고 당시 절체절명의 순간들을 상상하게 한다. 작품 속에서 가라앉는 배의 형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비극의 선이 이어져 뒤집힌 그 모습이 아니라 선체의 형태가 수면을 기준으로 외면과 내면으로 맞물려 있다. 바다와 하늘만을 사방에 둔 채 바닥의 수평과 몸의 중심이 기울어지는 와중에도, 삶이 계속 이어져갈 것임을 바탕에 둔 희망과 그들 이후의 삶 속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비는 소망이 뒤섞여 여객선은 소리를 잃지 않았을 것이다. 반-입체적 캔버스에는, 생생히 살아있던 삶들을 증명했을 그 순간의 요동과 함께, 우리가 부주의로 잃은 그 모든 생명들이 내포했던 잠재적 삶들의 상상하기 어렵도록 다양한 순간들의 색과 결을 담았다. 직조된 현재와 잠재의 망 앞에서, 삶의 결과 결 사이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망각에 대한 저항과 추모의 마음을 이미지로 담아놓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잠겨가는 기억들로부터, 마땅히 아파하고 사랑해야 할 것을 우리가 선 자리에 다시 불러들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