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 ‘채움과 비움‘, ’분리와 결합‘ 등과 같이 서로 상반되는 동시에 또한 서로 맞물려 보완되는 의미의 구조는, 컵이나 병, 상자와 같은 일상적 사물들 뿐 아니라 인간의 마음이나 정신처럼 물질이 아닌 대상에도 실체적인 감각이 작용하는 내면의 공간을 상상하게 한다. 어느 후미진 곳, 혹은 켜켜이 쌓인 지층의 틈에서 흘러나온 어떤 시간의 단서 한 조각으로부터 그 모습과 느낌과 관계와 꿈을, 그리고 그 모든 망각을 기억하며 가득히 비어있는 공간을 바라본다.
허은영 / 작가노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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