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제안 첫 번째 전시

가장 높은 미술관, 가장 낮은 이야기 

성북동 북정마을 폐가

2014. 5. 10. ~ 6. 30.

오래된 것에 다시 '있음'을 덧입히는 일〉

공간설치, 2014

ART ZeAn 1st Group Exhibition

A Lofty Gallery, Humble Tales

A deserted house in Bukjeong-dong, Seongbuk-gu, Seoul

May 10, 2014 - June 30, 2014


Recovering 'Being' on the Aged

Mixed media, Installatio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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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작업 〈오래된 것에 다시 ‘있음‘을 덧입히는 일〉

'가장 높은 미술관 가장 낮은 이야기’ (2014 아트제안 기획전/성북동 북정미술관)

낡고 오래된 집- 틈이 벌어지고 부서진 채 벌거벗은 세멘 벽과 바닥을 바라보며, 오랜 동안 함께 지내온 삶의 장소, 여기에 다시 새롭게 삶을 이어가기 위하여 우리는 어떠한 관점과 태도로 새로움의 형식을 구성하는가를 생각한다. 폐가의 벽면에 실, 비계(쇠파이프) 등을 이용한 설치작품이며, 가로의 수평선과 중심 기둥의 수직선, 투시도법의 소실점을 향해 수렴하는 사선들에 의해 시선의 엇갈림을 유도하면서 현실, 인간의 끝없는 권력욕이나 욕망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북정동 폐가 및 주변 풍경 

Gallery and surroundings

우리의 삶과 함께 있어온, 오래되고 낡고 폐허가 된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하여 ─ 허은영

 

"오래된 것은 다 아름답다." ─ 승효상(건축가)

어떤 장소가 지나간 시대의 증거를 제공하는 역사적 시설인 경우라면 보관, 관리하거나 평가, 유지, 전승하는 공간일수 있지만, 그러한 기념시설 조차도 정치와 권력의 관계와 맞물려 끊임없이 그 관점이 재구성되기 마련인데, 평범한 서민들의 삶의 터전에 대하여는 어떨까. 의심할 것도 없이 절대적이고 우월한 경제의 논리 – 자본 중심적 가치 – 에 의해 그 향방이 좌우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하나의 마을이 경제성을 획득하기 어려운 문화적 차원의 가치를 주목하기가 가능한가.

성북동 산자락에 위치한 북정마을. 이곳에서는 오르막 비탈길이 골목과 골목길로 이어지며 오랜 세월에 거쳐 곳곳에 배어있는 일상적 삶의 인간적 체취와 역사적 시기와 맞물린 문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으며, 모처럼만에 자연의 푸근하고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듯, 눈에 덮여있던 획일화의 껍질을 벗겨낸 듯, 시야에 가득 새롭고 정겨운 장면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적지 않은 마을 주민들은 오랜 풍상으로 낡고 불편한 집에 살고 있으며, 그나마 보수, 유지할 여력이 없어 사람은 떠나고 집만 덩그러니 남아있기도 하다. 더욱이 이제는 재개발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갈등의 상황에서 서울의 옛 정취가 남아있는 북정마을이 당면하고 수용할 미래의 청사진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자연과는 달리 인간의 문화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필연적이기보다는 자의적이다. 문화의 양상은 최초에 형성된 채로 고정되지 않고 시대적 관점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기 마련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이미 거기 오래 있어온 것’의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 가차 없이 그 존재를 파괴, 소멸한 후 현시대가 생산하는 새로운 물질적 형태로 대체하는 데 익숙하다. 거기에 깃들어 있는 수많은 소중한 생명과 중요하고 유일한 기억에 대한 존중이나 정신적 의미를 뒤로 하고, 누구라도 거부하기 어려운 물질적 욕망의 논리가 다른 일체의 가치를 능가하며 인간의 문화 위에 군림하는 것을 바라본다. 모든 새로움은 이미 있던 것에서 비롯되기에 오래 함께 있어온 것의 가치를 진중하게 대하는 마음이 아쉬워진다.

작업 과정 

Work Process